먼저, 제가 써브웨이 오픈 알바를 하며 겪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틀릴 수도 있습니다. 써브웨이의 특성상 매장마다 다를 수 있는 점 유의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써브웨이를 대표하지 않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임을 밝힙니다.
알바 하루 일과
저희 매장의 오픈 알바 시간은 7시부터 11시까지입니다. 보통 오픈은 알바 2명의 매니저나 사장님 한 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6시 55분쯤 출근하면, 전날 마감 알바가 꺼놨던 기계들을 켭니다. 키오스크, pos기, 전등, 커피머신, 오븐, 발효기, 빵 굽는 오븐 등을 켭니다. 그중 pos기를 최대한 빨리 켜야 합니다. pos기에 출근 기록을 찍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출근 기록을 찍고 나면 웨지류 상품들을 품절 상태로 바꿉니다. 웨지를 10시 반쯤에 굽는데 그전에 주문하면 난감합니다. 매장은 그나마 괜찮은데 배달은 주문 취소하기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샌드위치가 제작되는 바로 앞, 고기랑 야채 넣어놓는 개방된 냉장고를 유니트라고 합니다. 이제 유니트를 채워야 합니다. 유니트뒤에 있는 냉장고에서 전날에 쓰던 재료들을 꺼내 세팅합니다. 이때 통에 붙여놓은 유통기한 확인하고 날짜 지났으면 폐기합니다. 남아있는 모든 재료의 재고를 파악해 당일 만들 분량을 결정합니다. 전날에 장사가 잘됐으면 만들어야 하는 양이 늘어납니다. 보통 평일보다 주말에 장사가 잘되니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더 바쁩니다. 7시 10분입니다. 오픈 알바의 주 업무는 재료 준비입니다. 야채부터 시작합니다. 토마토, 양파, 피망, 오이순으로 제작합니다. 보통 알바 2명이 역할을 분담해서 제작합니다. 한 명은 세척과 썰기 전까지 다른 한 명은 썰기와 소분을 담당합니다. 물을 담고 배지워시, 토마토를 넣어 토마토를 세척합니다. 세척한 후 숟가락과 포크 합친 것 같이 생긴 꼭지 따게로 꼭지를 따서 물에 깨끗한 물에 담급니다. 모든 꼭지를 다 제거했다면, 깨끗한 물로 씻고 바구니에 모아놓습니다. 그럼 다른 한 명이 와서 슬라이스 준비해 토마토를 썰 준비를 합니다. 슬라이스에 토마토를 놓고 치면 편 썰려 나옵니다. 위, 아래 한 조각씩 빼고 나머지를 통에 넣어 소분합니다. 간혹 써브웨이 야채를 배달받아 사용한다고 아시는 분이 있는데, 아닙니다. 다 알바가 자르는 겁니다. 양파는 토마토를 하는 중간에 깨끗한 물을 받아 양파를 담가 놓아야 합니다. 최대한 물에 오래 담가 두어야 안 맵습니다. 그리고 꼭지 따게로 심지를 제거하고 반 자릅니다. 자를 때 물을 살살 틀어 양파의 모든 부분이 물에 접촉되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 매운 냄새가 안 올라옵니다. 양 옆의 무른 부분을 자르고 바구니에 담아 놓습니다. 다른 사람이 돌돌이를 가져와 세팅합니다. 한 손으로는 양파를 칼날 쪽으로 밀고 한쪽 손은 칼날을 돌려 양파를 채 썹니다. 다 돌리고 나면 통에 소분하고 유통기한을 적어 놓습니다. 피망은 물에 배지웨시를 풀고 피망 담급니다. 그리고 피망을 세로로 반 가르고 채에 모아둡니다. 물을 틀어 놓고 채 위에서 꼭지와 씨를 손으로 제거합니다. 채 위에서 안 하면 씨 때문에 하수구가 막힙니다. 피망도 양파와 같이 최대한 물에 접촉시켜야 합니다. 의외로 양파보다 피망이 더 맵습니다. 씨와 꼭지를 제거한 피망을 가져와 돌돌이에 잘 겹쳐놓고 돌립니다. 다 돌리면 또 통에 소분하고 유통기한을 적습니다. 오이는 물에 배지워시 풀고 담가 놓습니다. 오이를 잡고 위아래로 문질러 가시를 제거합니다. 양 끝부분을 잘라먹기 좋은 부분만 남겨놓고 가로로 반 자릅니다. 그럼 그걸 또 돌돌이에 넣고 돌리고 소분하고 유통기한 적어 놓습니다. 야채를 다 했으면 뒷정리해야 합니다. 야채 만들 때 음식물 쓰레기 많이 나옵니다. 진짜 많이 나옵니다. 음식물 쓰래기통 한 개 다 찹니다. 야채 하다가 8시 되면 간판 불 켜야 합니다. 하다 보면 물류 배달하는 아저씨가 야채랑 고기 박스 가져옵니다. 한쪽에 쌓아 놨다가 나중에 시간 날 때 정리합니다. 8시부터는 중간중간 손님이나 배달이 오는데 셋 중 한 명이 나가서 샌드위치 제조합니다. 많이 오면 한 명씩 더 나가서 도와줍니다. 중간중간 설거지도 합니다. 9시입니다. 이제 치즈, 절임류, 고기류, 지단, 아보카도 등등을 제조합니다. 야채는 매출에 비례해서 제조량이 정해지는데 고기류는 다릅니다. 야채는 모든 샌드위치에 들어가지만 고기는 메뉴마다 달라서 매일 제조량이 달라집니다. 만들다 보면 손님이 오는데 셋 중 가장 한가한 사람이 샌드위치 만들러 나갑니다. 다시 돌아오면 다른 분이 완성하고 다른 거 하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몇 번 교대로 나갔다 오면 재료 준비는 끝납니다. 그중 에그마요는 만들고 나면, 설거짓거리가 많이 나옵니다. 진짜 에그마요 좀 그만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빵과 쿠키는 매니져와 사장님이 만듭니다. 이제 해동해야 합니다. 냉장고에서 꺼냈으니까 다시 채워 넣어야 합니다. 냉장실에 있어야 하는 개수가 종류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냉동실에서 가져와서 유통기한 표시하고 채워 넣어야 합니다. 손이 정말 시립니다. 중간중간 시간이 날 때 돌돌이랑 슬라이스 청소해야 합니다. 한 개 만들고 나면 설거짓거리가 생깁니다. 그럼 그것도 중간중간 설거지해야 합니다. 10시 30분이 됩니다. 소스를 소분해야 합니다. 2kg 팩에 들어 있는 소스를 소스 통에 짜야 합니다. 10시 50분이 됐습니다. 이제 밥 만들 타이밍을 재야 합니다. 손님이 없을 때 빨리 만들고 빠져줍니다. 샌드위치를 직원 식대 처리하고 옷 갈아입으러 갑니다. 그리고 나가면서 퇴근 찍습니다. 퇴근을 최대한 늦게 찍어줘야 합니다.
장점
1. 4시간 이상 근무 시 식대로 샌드위치를 지원합니다. 보통 기본 메뉴까지 지원해 줍니다. 한 달 근무하면 기본메뉴는 질리기 시작해 새로운 조합을 찾기 시작합니다. 이상한 조합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어 본인만의 맛있는 메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k-bbq에 베이컨 추가해서 먹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손님이 주문한 것을 보고 맛있어 보이면 나중에 따라 만들어서 먹을 수 있습니다.
2. 수당을 잘 챙겨줍니다. 사실 수당을 챙겨주는 것이 기본이지만,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곳은 수당을 잘 챙겨주지 않습니다. 주휴수당, 초과근무수당 등 철저하게 계산해서 줍니다.
3. 고객들이 유니트로 잘 안 옵니다. (키오스크 있는 매장 한정) 매장에 키오스크 있으면 더 좋습니다. 보통 키오스크로 가서 주문하고, 유니트로 잘 안 옵니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좋습니다.
4. 전날 남은 웨지를 먹을 수 있습니다. 오븐에 구워 놓았다가 근무 중간에 배고플 때마다 하나씩 집어 먹습니다. 식대 샌드위치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좋습니다.
5. REV라고 본사에서 주기적으로 점검 나옵니다. 점검하다가 규정대로 안 하는게 발견되면 벌점을 준다고 합니다. 벌점이 쌓이면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다고 해서, 평소보다 신경 쓸게 많아 더 힘듭니다. 저희 매장에는 아침에는 오지 않아 다른 시간대 알바보다 덜 힘듭니다.
단점
1. 정신없습니다. 손님이 갑자기 몰리면 햄버거 만들기 게임을 하는 것 같습니다. 샌드위치 제조 기계가 됩니다. 주변에서 말하는 것만큼 엄청 힘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힘든 건 사실입니다. 쉽게 돈 버는 방법은 원래 없습니다.
2. 피곤합니다. 고객마다 주문이 다르니 항상 집중하고 있어야 합니다. 가끔 소스를 뿌리지 않는다던가, 야채 넣지 말라는 고객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평소처럼 했다가는 큰일 납니다.
3. 냄새가 뱁니다. 써브웨이 특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절임류랑 야채 냄새 같은데, 섬유탈취제 필수입니다. 퇴근할 때마다 한 번씩 뿌려 줘야 합니다.
4. 신기한 진상 고객이 있습니다. 저희 매장의 경우 다른 매장과 비교하며 올리브를 더 넣어 달라는 고객이 있습니다. 항상 올리브 양 괜찮으신지 물어보는데 괜찮다고 하고 가신 후 컴플레인을 겁니다.
추천하는 사람
1. 최적의 동선 짜는게 재미있는 사람
저는 MBTI J여서 그런지 그 짧은 순간에 계획하고 하는 것이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어 샌드위치, 아메리카노, 해시브라운 주문이 오면, 머릿속으로 '오븐에 샌드위치 넣고 아메리카노 버튼 눌러놓고, 해시브라운 가지고 와서 준비하다가 오븐 끝나면 빼내고 해시브라운 넣어야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성공하면 혼자 뿌듯해합니다. 손님 많이 없을 때만 가능합니다. 손님 많으면 역할을 정해놓고 합니다. 자기 역할만 해도 바쁩니다.
2. 써브웨이의 새로운 조합 찾기를 좋아하는 사람
써브웨이 알바는 4시간 근무하면 샌드위치를 식대로 제공합니다. 퇴근하기 전 만들고 싶은 거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기본메뉴는 제공해 주니 실패해도 추가 메뉴에 해당하는 돈만 날립니다. 매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 새로운 도전을 하기 쉽다. 저번에 k-bbq에 베이컨 추가해서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추천합니다. 후추를 꼭 넣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풍미가 올라와 더 맛있습니다.
3. 아침 시간 활용하고 싶은 사람
알바가 끝나도 11시이고, 점심 샌드위치까지 먹으면 12시 전에 점심까지 해결됩니다. 4시간 일하는 다른 알바에 비해 시간 활용에 용이합니다. 부가적으로 아침에 어떻게든 일어나게 돼서 일찍 일어나기도 가능합니다.
4. 알바 경력 필요한 사람
다른 알바에 비해 써브웨이 알바가 힘들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알바 구할 때, 써브웨이 알바했다고 하면 사장님이 좋아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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